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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⑨나이 들어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 : 멈춘 줄 알았던 나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by memo47866 2026. 1. 25.

나이가 들수록 ‘성장’이라는 단어는 점점 나와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젊은 시절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 당연했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도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되었다. 이제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졌고, 실수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성장은 이미 끝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무심코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고, 실습 현장을 경험하면서 그 생각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은 여전히 배우고 변할 수 있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⑨나이 들어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 : 멈춘 줄 알았던 나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⑨나이 들어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 : 멈춘 줄 알았던 나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1. 성장은 젊은 사람의 몫이라고 믿어버린 시간의 누적

어느 시점부터 나는 ‘성장’이라는 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성장이라는 단어에는 늘 변화, 도전, 실패 가능성이 함께 따라왔고, 그 모든 요소는 나이가 들수록 부담이 되었다. 젊을 때는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시간이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실패 자체가 삶 전체를 흔들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안정적인 선택만 하게 되었고, 이미 알고 있는 것 안에서만 움직이며 살아왔다. 스스로에게 “이 정도면 충분히 살았다”라고 말하면서, 더 이상 나를 확장할 필요가 없다는 듯 행동했다. 사실 그 말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말이었지, 진심 어린 확신은 아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지금의 나는 멈춰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따라올 것이 분명했기에 나는 애써 그 질문을 눌러두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점점 ‘이미 완성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더 배우지 않아도 되고, 더 변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살수록 삶은 점점 가벼워지지 않고, 오히려 무게를 잃어갔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도 뿌듯함은 줄어들었고, 나 자신이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도 사라졌다. 성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던 시간은, 사실 나를 보호한 시간이 아니라 나를 조용히 고정시킨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2.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었을 때 느껴진 낯설지만 분명한 변화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을 때 나는 다시 ‘미완성인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사실이 불편했다. 질문해야 하는 입장, 실수할 수밖에 없는 위치, 항상 배우는 사람으로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요구했다. 특히 실습 현장에서는 그 긴장이 더 분명했다. 사람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에서 나는 다시 조심스러워졌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다. 불안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 안에 생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맥락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경험은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였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모르는 나를 부끄러워했지만, 이제는 모르는 나를 자연스러운 상태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아직 배우는 중이다’라는 인식은 나를 움츠러들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부족함이 앞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속도는 느려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삶의 경험이 쌓여 있기에, 배움은 더 깊게 스며든다. 이론 하나를 접해도 과거의 기억과 연결되며 해석되었고,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도 훨씬 입체적이 되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성장은 더 빨리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감각은 생각보다 분명하게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3. 인생 2막에서의 성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삶을 바꾼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성장의 결과를 급하게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인생 2막에서의 성장은 시험 점수나 성과표처럼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의 이야기를 더 오래 듣게 되었고, 쉽게 판단하지 않게 되었으며, 실수 앞에서 스스로를 과하게 몰아붙이지 않게 되었다. 사회복지 실습 현장에서 나는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계속 배우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졌다.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현실적인 성장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서의 성장은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보다 앞서기보다는, 스스로의 자리를 오래 지키는 힘에 가깝다. 하루하루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면 생각의 깊이가 달라져 있고, 삶을 대하는 자세가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져 있다. 나이 들어도 성장할 수 있다는 감각은 나를 들뜨게 하거나 과시하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아가게 만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확신, 여전히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은 앞으로의 시간을 버텨낼 힘이 된다. 나는 이제 성장이라는 단어를 다시 내 삶에 가져왔다. 그것은 젊은 시절의 성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오히려 지금의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방식이다. 인생 2막에서의 성장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그 영향은 삶 전체에 깊게 스며든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 성장의 과정 한가운데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