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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⑤실습 중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던 날들 : 그래도 이 길을 포기하지 않게 만든 이유

by memo47866 2026. 1. 23.

오늘은 사회복지 실습을 하며 생각보다 훨씬 자주 마음이 흔들렸던 순간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길을 계속 가기로 선택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실습은 단순히 현장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내 마음의 한계를 마주하는 시간이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잘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날들, 나이 때문에 스스로 작아졌던 순간들, 그리고 그 모든 흔들림 끝에서 결국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기록해보려 합니다.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⑤실습 중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던 날들 : 그래도 이 길을 포기하지 않게 만든 이유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⑤실습 중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던 날들 : 그래도 이 길을 포기하지 않게 만든 이유

1. 생각보다 자주 찾아왔던 ‘내가 여기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질문

실습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긴장보다도 위축감이었다. 현장은 빠르게 돌아갔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각자의 역할에 익숙해 보였다. 그 사이에서 나는 실습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 걸까?’ ‘이 나이에 배우는 사람이 너무 눈에 띄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고개를 들었다. 젊은 실습생이었다면 당연히 모를 수 있는 일들도, 나는 괜히 더 잘 알아야 할 것 같았다. 나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준을 들이대고 있었던 것이다. 실습 중 메모 하나를 놓쳤을 때, 행정 절차를 한 번 더 물어봐야 했을 때, 나는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책망했다. ‘이 정도도 못 따라가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럴수록 몸과 마음은 더 굳어갔다. 특히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지켜보며, 언젠가는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떠올리면 부담감이 더 커졌다. 현장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냉정했고, 한 번의 실수가 누군가의 하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더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질문을 아끼게 되었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려는 자신을 발견했다. 바로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 배우기 위해 온 사람이,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릴수록 나는 ‘괜히 시작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되뇌었다.

2. 버티기 힘들었던 날, 마음을 더 숨기지 않기로 했다

실습 중 가장 힘들었던 날은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지쳐서였다. 분명히 큰 실수를 한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혼이 난 것도 아니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이 있었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계속 애쓰고 있다는 감각 자체가 나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실습이 끝나고 혼자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나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했기에 더 증명하고 싶었고, 민폐가 되지 않으려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를 더 옥죄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마음을 조금 다르게 쓰기로 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헷갈리면 다시 물어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실습 지도 사회복지사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내 마음 상태를 이야기했다.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담담했다. “다들 그렇게 흔들리면서 배워요. 안 흔들리면 그게 더 이상한 거예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조금 풀렸다. 그 이후로 나는 완벽한 실습생이 되려는 마음 대신, 솔직한 실습생이 되기로 했다. 그 선택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질문이 늘어나자 이해가 깊어졌고, 실수를 인정하자 오히려 더 신뢰를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덜 지치기 시작했다. 버티는 힘은 참고 견디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3. 흔들렸기 때문에 오히려 확신하게 된 인생 2막

실습이 끝나갈 무렵, 나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 시간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이 길과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진심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는 일이었다면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르신 한 분의 표정,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한숨, 행정 하나가 어르신의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까지, 모든 것이 가볍지 않았기에 내 마음도 계속 반응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자 흔들림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책임감의 흔적처럼 느껴졌다. 나는 더 이상 실습 중 흔들렸던 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 덕분에 내가 어떤 태도로 사회복지를 대하고 싶은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편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 늦었지만 의미 있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실습은 내 인생 2막의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다. 이제 나는 안다. 앞으로도 분명히 또 흔들릴 것이고, 때로는 자신이 없어질 순간도 올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시간을 떠올릴 것이다. 포기하지 않았던 하루들이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사실을. 인생 2막은 흔들리지 않는 삶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삶이라는 것을, 나는 실습을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