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회복지 실습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했던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실습 전에는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돌봄 노동’이라는 단어로만 이해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그 생각이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태도, 어르신을 대하는 말과 손길, 그리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책임감은 내 인생 2막의 일에 대한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오늘은 그 배움의 기록을 솔직하게 남겨보려 합니다.

1.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
실습을 하며 가장 자주 마주친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보다도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어르신과 함께 보내는 분들이었고, 어르신의 작은 변화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그분들의 일이 너무 바쁘고 반복적으로 보였다.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고, 정해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록을 남기고 이동하는 일정이 쉼 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나는 그 반복 속에 얼마나 큰 책임이 담겨 있는지 알게 되었다. 어르신의 컨디션이 평소와 다를 때, 말투가 조금 달라졌을 때, 식사를 남기셨을 때, 그 모든 변화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눈이 필요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하루를 함께 살아내고 있었다. 몸이 힘든 날에도 표정을 관리했고, 개인적인 감정을 어르신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다. 어떤 선생님은 “내가 힘든 건 집에 가서 생각하면 되지요”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분들은 자신의 컨디션보다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확인했고, 약속된 시간을 어기는 법이 거의 없었다. 실습생인 내가 보기에도 그 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일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 분명히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일의 무게는 직함이 아니라 책임의 크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가장 현장에 가까운 자리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었다.
2. 기술보다 태도가 먼저인 일, 그리고 존중받아야 할 노동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일을 지켜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기술보다 태도가 먼저라는 사실이었다. 어르신을 부축하는 손길 하나에도 조심스러움이 담겨 있었고, 말을 건네는 목소리에는 늘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급하게 다음 일정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어르신을 재촉하지 않았고,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아도 짜증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태도는 매뉴얼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사람을 상대하며 몸에 밴 습관이자 직업적 품격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현실은 그 품격에 비해 사회적 평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 실습 중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근무 조건과 이동 동선을 들으며, 이 일이 얼마나 체력적으로 소모적인지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생님들이 “어르신이 기다리니까”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 말은 단순한 책임감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인식이었다. 나는 그분들을 보며 사회복지사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행정과 제도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고 보호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복지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가 존중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태도는 나에게 일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했다. 잘 보이기 위한 일, 평가받기 위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직접 닿는 일은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3. 인생 2막에서 내가 닮고 싶은 일하는 모습
실습이 끝나갈수록 나는 자주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빠르게 성과를 내거나,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매일 같은 자리를 지키며 누군가의 일상을 지탱하는 모습은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나는 인생 2막에서 어떤 사람으로 일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젊을 때는 성장과 성취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지속할 수 있는 태도와 흔들리지 않는 책임감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그 답을 이미 삶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힘들어도 그만두지 않는 이유, 어르신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 기록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이유에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있었다. 나는 그분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인생 2막의 일은 새로워야 할 필요는 없지만, 분명해야 한다는 것을.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지, 누구를 향해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된다면, 나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지켜온 일의 품격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실습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기술이나 지식이 아니라, 바로 이런 기준이었다.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일을 어떤 태도로 하느냐가 인생 2막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