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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⑦다시 일한다는 것의 두려움과 현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선택한 이유

by memo47866 2026. 1. 24.

오늘은 50대에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막연한 기대보다 훨씬 컸던 두려움과 실제로 마주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일을 쉰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사회로 나간다는 것은 설렘보다 부담으로 다가왔고, ‘과연 내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시 일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솔직한 마음, 현장에서 느낀 현실적인 감정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다시 일을 선택했는지를 기록해보려 합니다.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⑦다시 일한다는 것의 두려움과 현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선택한 이유
50대 인생 2막 준비일기 ⑦다시 일한다는 것의 두려움과 현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선택한 이유

1. 다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두려웠던 이유

50대에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생각은 쉽게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경제적인 이유도 분명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두려움은 ‘내 자리가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젊은 사람들로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나의 속도와 감각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일을 쉬는 동안 세상은 계속 변했고, 시스템은 더 복잡해졌으며, 요구되는 역할은 더 다양해졌다. 나는 그 변화 속에서 뒤처진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특히 오랫동안 가정과 아이들 중심으로 살아오며 나 자신을 사회적 역할에서 잠시 내려놓았던 시간은, 다시 일하려는 나에게 커다란 공백처럼 느껴졌다. 이력서를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웠고, ‘경력 단절’이라는 단어가 나를 설명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나이가 주는 무게가 분명히 존재했다. 체력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하루 종일 현장을 오가며 일할 수 있을지,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 있을지, 혹시라도 주변에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그러다 보니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일을 미룰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피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더 흐를수록 그 두려움은 더 커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불안한 상태 그대로 한 발을 내딛기로 마음먹었다. 두려움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 막상 다시 일해보니 마주하게 된 현실적인 감정들

현장에 다시 서보니, 예상했던 어려움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들이 동시에 존재했다. 분명 체력은 예전 같지 않았고, 하루가 끝나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피로해졌다.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절차 앞에서 스스로 작아지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상보다 잘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젊을 때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눈은 오히려 더 넓어져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져 있었다. 조급해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감정을 먼저 살피는 방식은 오랜 삶의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었다. 실습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늦은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책임감 있고 신중한 태도를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여 주었다. 물론 모든 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어떤 날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는 순간도 있었고, 나 혼자만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 나는 지금 경쟁을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래 갈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득을 얻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하루의 일정이 생기고,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내가 맡은 역할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안정감을 주었다. 현실은 분명 녹록지 않았지만, 동시에 내가 여전히 사회 안에서 기능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조금씩 쌓아주고 있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을 선택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이 나이에 굳이 다시 일을 해야 하느냐”고. 그 질문에는 걱정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포기해도 된다는 허락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질문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 다시 일하는 선택은 나를 힘들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살아 있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일을 통해 나는 하루를 목적 있게 보내고, 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다. 특히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일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삶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감각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인생 2막의 일은 성공이나 성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대신 이 일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태도를 지키고 싶은지가 더 중요해졌다. 다시 일하면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존중하게 되었다.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 두려움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갔다는 사실이 스스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물론 앞으로도 힘든 날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일하지 않아서 불안한 삶보다, 일하면서 흔들리는 삶이 나에게는 더 맞는다는 것을. 50대에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인생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늦었기에, 더 단단하게 이 길을 걸어가고 싶다.